그림 아래 가둔 현실의 요란함 Locked within images : The Loudness of Reality

안소연 / 미술비평가 Soyeon Ahn / Art critic


조민아의 그림은 어떤 형상들로 꽉 차 있는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 을 정도로 적막하다. 등장인물들은 입을 다문 채 도통 표정이 없고, 사 물과 풍경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무언가를 잔뜩 말하고 싶었는지 즐비한 형상들을 늘어놓았지만, 그의 그림은 별다른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언뜻 보기에 삽화풍 의 그림에는 장황한 서사가 엮여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어디에도 서사 는 없다. 이렇게 서사가 빠진, 혹은 서사를 대신한 조민아의 그림은 역 설적이게도 현실의 이야기에 다가가고 있다. 그는 지금의 현실이 만들 어내는 중층의 서사를 가만히 서서 목격하고 있다. 그 시선을 담아, 현 실의 빼곡한 풍경을 옮겨 놓은 그림에서는 익숙한 형상들과 모호한 상 황들이 서로 느리게 교차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소란스러운 적막’이다. 그동안 조민아의 작업을 되돌아보면 이번 전시 또한 그 연속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 대 가장 최근의 개인전 《오늘의 기약》(2017)으로부터 《숙련과 노하우》 (2016), 《정글스토리》(2015)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의 그림 에 묻어나 있는 공통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그는 말한다. “왜 나는 불 편한가?” 그가 쓴 작업 노트에서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런 물음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는 현실이 만들어내는 서사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그 서사를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노동 과 자본에 대해, 성(性)과 세대를 구분 짓는 차이와 차별에 대해, 사회 적 성공과 실패에 대해 그가 늘어놓는 속내는 불편함과 의심으로 일 관하고 있다. 그런 탓인가, 조민아는 현실의 서사를 그대로 옮겨오지 도 않고 더 나은 미래의 서사를 새롭게 구축하려 들지도 않는다. 대신 그는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서사의 한 대목들에 집중해, 그것을 골똘 히 들여다보며 거기에 시선이 한참 머물러 있는 동안 떠오르는 현실
의 또 다른 장면들을 같은 자리에 모아 놓는다. 때문에 (현실의) 서사 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서사의 구조를 벗어나 (비)연속적인 장면들 을 한데 배치하고 순서 없이 펼쳐놓음으로써 현실의 마술적인 맥락을 더욱 부각시킨다. 폭이 약 8미터에 가까운 《낙원에서》(2018)를 보면, 그동안 조민아가 시도해 왔던 그림의 구조적인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캔버스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형상들은 동화책이나 교과서의 삽화처럼 어 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것 같지만, 무작위적인 콜라주 방식의 초현실주의적 편집으로 인해 화면의 논리적인 흐름을 단번에 알아채 기는 어렵다. 그림 속 형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이어지 는 듯하지만, 도리어 그 형상들이 그림 안에 수많은 분할선을 그어 놓 기도 한다. 말하자면, 일련의 기호처럼 펼쳐놓은 형상들은 어떤 희미 한 연상 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연쇄하는 순환의 패턴을 보이기도 하 지만, 동시에 수수께끼 같은 단절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황 속 에서, 조민아는 신작인 《낙원에서》를 가로로 길게 제작하여 일종의 시 각적 동선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작품의 제목 또한 이 넓 은 캔버스의 화면이 “낙원”이라는 거대한 서사적 공간을 함의하고 있 을 것이라는 기대를 더욱 강화시킨다. 때문에 관람의 시선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이 복잡한 서사를 읽어내려 할 것 이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화면 속 형상들은 큰 망설임 없이 뚝 잘려나가 있기도 하고 수없이 반복되기도 하고 이질적인 것들과 자 리를 공유하기도 한다. 조민아는 이렇게 초현실적이고 마술적인 수법을 통해 그가 처해 있는 현실의 서사를 재조명한다. 현실의 시공을 살짝 벗어나 있는 《낙원에서》는 임의의 행위에 몰두하고 있는 인물들이 작은 무리를 이루어 각 각 일련의 사건과 상황을 암시한다. 예컨대, 웅덩이에 (검은) 물을 쏟는 데 열중하고 있거나, 고기 덩어리를 줄지어 나르거나, 끝을 알 수 없는 밧줄을 잡아당기거나, 널빤지 위에서 체조하듯 균형을 잡고 있거나, 다 함께 상자를 옮기거나, 모래성을 쌓거나, 눈을 가리고 TV를 보거나, 다 시 검은 물로 채워진 웅덩이에 앉아 책을 펼쳐 보고 있다. 이렇듯 등장 인물들의 행위는 어느 정도 구체적이긴 하지만 서사의 맥락으로부터 분리돼 자신들의 행위에만 집중하고 있어 한결같이 그 폐쇄적인 상황 에 고립되어 보인다. 끝없는 반복과 연쇄적 순환이 되레 폐쇄성을 극 대화시키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행위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게 될 결과 라든가, 이 행위가 성취하게 될 낙원의 풍경이 과연 무엇인지 쉽게 상 상할 수 없다. 조민아의 그림에는 현재의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는 인 물들이 있을 뿐이다. 그림 속 상황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커다란 화면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형상들의 면면을 다시금 살펴보면, 몇 가지 특유의 방식이 보인 다. 조민아의 그림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언뜻 봐도 단 한 사 람인 것처럼 동일한 인물이 자리만 바꿔 계속 반복되고 있다. 나이와 성별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익명의 인물은 표정 없이 단순하고 기 계적인 동작만을 흉내내듯 다소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 사람 이면서도 다수인 그림 속 등장인물은 자신의 행위가 결코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순환하여 반복될 것만 같은 현실의 폐쇄성과 그 비극을 예고 하는지도 모를 인상을 남긴다. 조민아는 이렇듯 폐쇄적 비극이 두텁게 잠복되어 있는 현실의 문제를 화면 위에 끌어들인다. 이를테면, 익명의 인물들이 수행하고 있는 모든 행위는 단순한 비전문 혹은 비숙련 노동 으로 언제든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에서의 소외를 대표한다. 그들의 몸과 행위가 지닌 익명성은 현실에서 자신들의 고정된 자리를 찾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조민아의 그림은 소모되고 닳아 없어 지면 다시 동일한 것으로 대체될 수 있는, 말하자면, 사물화된 ‘어떤 노 동’과 ‘어떤 역할’에 대해 조용히 환기시킨다. 한편, 조민아는 《무료한 때》(2018)와 《순환의 고리》(2018)에서 보이듯 우연적인 이미지 연쇄를 통해 현실의 견고하고 무거운 서사를 해체하여 그 서사가 함의하는 맹목적 가치에 대한 확신 또한 스스로 거두어 놓는 다. 사실 보이는 풍경은 동일한 것들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낮은 채도의 경직된 형상들로 가득 들어차 있을 뿐인데,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노동의 행위는 끝없이 미끄러지듯 연쇄하며 현실의 복잡한 서사를 모방하려는 충동을 나타내곤 한다. 이에 비숙련 노동의 반복과 단조로움 속에서, 조 민아의 그림은 그러한 노동의 집합이 구축하는 강박적인 피로감과 그에 따른 정서적 빈곤함뿐 아니라 동시에 그것이 지닌 서사적 맥락을 찾아 내 그 두께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그러고는 결국 우회적인 태도로 이 현 실의 서사가 지닌 불확실성으로 다가간다. 어쩌면 자신의 그림 속 등장
인물이 조민아 자신일지도 모를 현실의 경험들 속에서, 조민아는 현실이 만들어내는 서사에 누구보다 깊이 연루되어 스스로 몰입하고 있지만 그 것의 실체에 대한 회의와 물음은 어떠한 답도 얻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동일한 목소리로 되풀이하듯 나는 이렇게 말한다. 조민아 의 그림은 어떤 형상들로 꽉 차 있는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 도로 적막하다. 등장인물들은 입을 다문 채 도통 표정이 없고, 사물과 풍경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무언가를 잔뜩 말하고 싶었는지 즐비한 형상들을 늘어놓았지만, 그의 그림은 별다른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Cho Min Ah’s paintings are crowded but somehow silent. With mouths closed, the subjects only show blank faces. As if they are plastic toys, objects stay still. With a dazzling array of figures, Cho’s works somehow do not reveal what they are supposed to mean. Cho’s illustrative paintings seemingly weave to build an epic, but they refuse to unveil the story. It is paradoxical, without a plain narrative, Cho successfully reaches the reality. Cho decides rather to be an observer to look into the layered world. Transcribing today’s crowded   landscape, Cho carefully displays the juxtaposition with the familiarity and ambiguity.  The presented exhibition Deafening Silence is on the unbroken line with Cho’s previous exhibitions, such as Pledge of Toda y (2017), Skills and Knowhow (2016) and Jungle Story (2015). In fact, it is rather straightforward to find the same bias that she reportedly wrote on the note: “Why do I feel so uncomfortable?” The artist has failed to hide her agonizing point of view to see an epic that the reality has created. Cho has constantly revealed the uneasiness and confusion caused by such social contradiction as labor, capital, sexism, ageism and elitism.  It could be that Cho doesn’t embody the reality. It could be why she doesn’t build a narrative for the promising future. The artist, instead, concentrates on the specific parts of reality making herself uncomfortable. Cho observes her chosen subjects to associates them with other related facets of reality. Cho’s works start from the reality. But she arranges the reality in a disorder putting reality into her world she creates. So the unique composition emphasizes the magical aspect of the realty. The title seems to imply a great space for narratives of a paradise. The eyes would naturally start to move from left to right. It would not be easy to be able to read this complex story. Boldly cut out or endlessly repeated, Cho’s imageries are built on disparate fragments. In Paradise (2018), reaching nearly 8 meters in width, is an example showing what Cho has attempted to produce her distinctive pictorial structures. It is not easy to figure out, at once, what her artwork means. She takes advantage of illustration, with the crowded images filling up the entire canvas randomly arranged in a surrealistic way. The collage-looking structure, on top of that, confuses the viewers. At first glance, the images seem to come one after another, but they actually operate just as dividers creating multiple ripples on the water surface. In other words, Cho’s images seemingly tend to follow the blurry train of thoughts generating a certain pattern of the circulation, but at the same time it also brings a riddle. It appears that Cho leads the viewers to a horizontal reading to understand In Paradise. Cho gives body to a reality she’s in through the surrealism. Deviating from the time in In Paradise, the subjects working on certain tasks serve a role as a series of events—pouring water, pulling a rope, trying to balance on  a board, moving a box, building a sandcastle, watching TV while covering the eyes and reading a book standing next to a black puddle. While specifying the subjects’ actions, the artist separates them from a narrative of the context. Each one of them only concentrates on his/her task, and it creates the impression they are all unconnected. The endless repetitions, as well as the circulation of the subjects’ actions, strengthens its limit. Therefore, it is highly unlikely for the viewers to imagine how they reach the paradise. Cho’s subjects are only working on their tasks, as if everything else wouldn’t matter. Certain means would be found when looking into the figures filling up Cho’s canvas. Cho uses many personas, but it actually mirrors one dramatis personae playing diverse roles in various scenes. The anonymous figure, with a blank face, manifests stiff positions as though s/he is part of a machine, and therefore her/his gender and age do not matter. Such multiple roles leave an impression that the character would never stop what s/he’s doing, which leads to a tragedy in the 
real world. Cho has imported the tragic social issues into the canvas. It is a reflection of the reality that unknown unskilled laborers could be easily substituted. Anonymous body and work wouldn’t allow the day laborers to find a position in the society. Cho’s works remind of a still-life painting whose elements would be replaced.                     Cho has taken advantage of a narrative construction of the reality, recollecting the hidden values as shown in Bored at the time (2018) and Loop of Circular (2018). Her paintings are full of low saturation with repetitive figure, and it is nothing but an impulse to imitate a labor practice to embody a story that today’s complicated system produces. So Cho’s artworks are about a labor force with compulsive fatigue and emotional poverty—she exposes the burden that workers bears through the narrative. Uncertainty, also, is another method Cho employs to approach the viewers. It appears to be that Cho’s works reflect her own experience specified through the personas in the canvas. But she refuses to answer the skeptical questions over the nature of today’s society. I like to summarize her paintings in the following way. CHO Min Ah’s paintings are filled with images but still too silent that I almost do not hear any sound. People there close their mouths without any facial expressions, and I do not feel any movement from the objects and scenes. The artist seems like she has many things to say, but her paintings do not reveal anything in the end.  
 This time, I would like to summarize her artworks. CHO Min Ah’s painting is full of figures. But no one can hear any sound from it. Cho’s paintings are crowded but somehow silent. With mouths closed, the subjects show no facial expression. As if they are plastic toys, objects stay still. With a dazzling array of figures, Cho’s works somehow do not reveal what they are supposed to mean.



 

불안과 체념에 관한 회화적 소고 A painterly view towards anxiety and resignation

황정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 Jay Jungin Hwang / Curator at Project Space Sarubia           

입을 꾹 다문 채 무표정한 얼굴로 하나의 행위를 반복하는 인물들. 성별, 나이, 직업을 알 수 없는 이들은 목적을 알 수 없는 반복된 행위의 연쇄 안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기쁨이나 고통, 분 노와 같은 감정의 여러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이들의 행동에는 의욕이나 하나의 일관된 목표의식도 찾아볼 수 없다. 톱니바퀴처럼 주어진 일을 멈추지 않고 수동적으로 반복해나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개인의 자유 나 선택, 목소리는 무의미할 뿐. 조민아는 개인으로서 마주한 현실 세계 의 모습을 획일화된 인물들의 초상과 그들의 도식화된 노동의 행위가 벌 어지는 풍경을 통해 담아낸다. 《숙련과 노하우》(2015), 《오늘의 기약》 (2017), 《소란스러운 적막》(2018) 등 그의 개인전을 통해 보여준 현실 의 풍경은 노동의 가치와 의미도, 현실 적응과 도피 사이의 갈등도 잊은 채 체념하듯 사회의 구조 안에 몸을 맡겨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관 조적 시선으로 다룬 결과다. 최근에 열린 개인전 《소란스러운 적막》(2018)는 그러한 풍경을 집대성 하여 보여준 자리이자,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예고한 근작들을 살펴볼 수 있었던 자리로 기억한다. 먼저, 그의 풍경에는 몇 가지 특징들이 드 러나는데, 그중 하나는 집단 속에 가려진 개인이라는 점이다. 개인은 결 속, 연대 등 복수의 집단 안에 몸을 숨긴 채, 다름의 표현이 불가능한 현 실 속에 주체성을 잃고 익명의 가면을 쓴다. 다양성을 인정받고 조화로 운 현실을 꿈꾸지만, 정작 생존을 위한 노동을 수행해야 하는 현실은 몰 개성한 개인과 진실을 숨긴 침묵, 감정의 위장, 기계화된 사고와 몸을 요 구할 뿐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목격한 집단적 행위와 작가적 상상이 어 우러져 만들어낸 그의 풍경에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고, 특별한 목적을 알 수 없는 무한 반복의 노동이 일련의 도식화된 이미지처럼 화면 곳곳 을 점유하고 있다. 
또 하나, 그들의 행위는 노동의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노 동은 그 형식과 내용을 떠나 개인의 존재와 의미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도 하다. 그래서 오늘날의 노동(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이미지로 전환 하는 것은 그가 그려나간 회화의 한 역할이기도 하다. 작가가 그려낸 노동의 방식은 연대의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결속은 매우 연약하 다. 여럿이 하나의 일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은 분 리되어 있고, 행위와 행위 간의 뚜렷한 연계도 없이 폐쇄적인 노동의 굴레 안에 머무를 뿐이다. 일차원적인 행위만을 요구하는 노동의 굴레 안에서, 집단의 결속은 기계의 부속품처럼 금방 다른 구성원으로 언제 든지 대체될 수 있을 만큼 유약하다. 작가는 온전한 개인도, 집단의 결 속도 약속 받지 못하는 노동의 현장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마지막은 그의 풍경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불안과 체념의 정서다. 목적 과 방향을 잃은 무의미한 노동은 삶의 의미를 뒤흔든다. 커다란 화면과 연작 안에서 도식화된 이미지는 집단의 연약한 결속처럼 명확한 연결 고리 없이 상징같이 제시된 사물, 혹은 반복된 상황 안에 서사의 흐름 을 불완전하게 갖춰나갈 뿐이다. 주체의 의미를 상실한 채 집단의 구조 아래 몸을 숨길 수밖에 없는 연약한 개인, 그리고 또 다른 개인이나 또 다른 노동의 장면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풍경의 구조는 화면 전반 에 불안의 정서를 전한다. 또한 노동의 의미와 가치가 폄하된 현실 속 에 미래를 계획할 수 없지만, 그러한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체념의 정 서는 분명 작가 개인의 자각에서 출발하지만, 그의 그림에서 집단의 형 식을 통해 한 사회의 무의식이 되고, 시대의 풍경이 된다. 최근 작가는 집단적인 인물의 행위가 화면 곳곳에 자리한 풍경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세대적 정서를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대상과 장면, 색채가 지닌 알레고리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듯하다. 장면과 장 면의 연쇄 안에서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드러내는 방식도 유효하지만, 상징적인 행위가 지닌 개개의 의미를 좀 더 깊숙이 탐구하면서, 그가 바라보는 현실 세계의 시선을 더욱 간결하게 드러내는 이 같은 방식 은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러한 행보는 2015년 개인전 《숙련과 No.How》에서 드로잉의 형식으 로 현실의 단면들을 빠르고 가볍지만, 날카롭게 포착해냈던 그의 시선 들을 상기시킨다. 끝으로 오늘의 현실을 향해 던진 그의 작품 속 글귀 를 다시 떠올려본다. 앞으로 대면하게 될 세상을 향해서도, 새롭게 시 도할 작업 안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그의 날 선 시각과 다짐이 조용히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지반 위에서도 미끄러지거나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반복적 인 연습을 통해 몸에 감각을 자동적으로 습득한다. / 묵인하는 방법으 로 상대방과의 마찰을 줄이고, 상대방을 조련하고 달래서 유대관계를 맺는다. / 위험에 대비하여 최소한의 반경 내에서 움직이고, 자신이 쥐 고 있는 여러 책임에 대해 균형을 유지한다. / 모두가 같이 움직일 때 면 튀지 않게 같은 보폭으로 이동하고, 불안하지만 그 감정을 감추어 밝은 미소를 띠어야 한다.’ - 조민아의 작품 <숙련의 매뉴얼>(2015) 중에서. 

Repeating a single action, showing no emotion with their mouths closed, they’re just doing their job. Gender, age and occupation do not matter. They are simply performing their task, manifesting no sense of purpose, no pleasure, no pain and no anger. They are nothing but a part of a machine continuing to play their roles. Each individual has no voice and no choice, with Min Ah Cho capturing the reality of individuals through consistent portraits and scenes with the rendered actions of laborers. It is plainly displayed in Cho’s former solo exhibitions titled Skills and No. How (2015), Pledge of Today (2017) and Defending Silence (2018). Cho presents the reality from a contemplative point of view. Her subjects lie in the system neglecting the labor value.  In the world of Cho created it is not significant to find the conflict between escapism and realism.  Her recent solo exhibition, Deafening Silence (2018) was a preview for this bias. Silence revealed anonymous individuals veiled in an unknown group. In the name of a unity 
or confederation, her subjects lose their identities to put themselves into the reality that wouldn’t allow anyone to be outstanding among them. They imagine a society where everyone admits the diversity and harmonious world.  But the society forces individuals to be a simple part of a labor force who would act on the mechanized system. Each individual would be disappeared. What only remains would be a silence, disguise, brainwashed thoughts and, of course, mechanized body. The purpose of existence would be a survival. Cho created a scene of an imagination of unknown mundane lives. There is no such a thing as the beginning and the end in Cho’s cityscapes. The scenery is full of infinite labors without specific purposes. It is recognizable that Cho’s subjects live by labor. Labor has served as a role in verifying each one’s existence and meaning, apart from its form and context. Many artists have transformed today’s value of labor into images. Cho’s paintings employ the union to see the labor sector, but the confederation is rather fragile. Many of the subjects, serving the role, work on a mission, showing little connection among them. The workers remain in a limited restraint. The cycle of labor only requires simple labor. The union of the group is weak enough for its members to be able to simply get replaced with someone else just as a broken part of a machine. Cho attempts to metaphorically unveil the labor structure maintaining today’s society where nothing would be promising for each individual. Anxiety and resignation would be found in Cho’s artworks. With meagless labor, life would be lost. Given a lack of connections among the subjects, Cho unfolds the story in an incomplete way on a large canvases loaded up with repeated descriptions, with seemingly unnecessarily symbols just as the labor union. Cho’s work is about unidentified individuals who are supposed to hide behind the structure of a group. The viewers intuitively sense it wouldn’t matter if the individuals would be replaced, and it was of course Cho’s intention to deliver the anxiety. It is not easy for individuals to build future plans in a society undermining the labor force. Cho attempts to point out the reality that every single life should be going on, however, in defiance of the agitation and uneasiness. The group structure has embedded in a society that has turned into a facet of our time. Cho reportedly looks into an allegory of objects, scenes, and colors, recently, while revealing structures of society. Another theme of hers is sentiments of different generations through the scenes of individuals’ actions in the group. It is rather persuasive, thanks to Cho’s choice, to employ a succinct reflection to define today’s world. Cho’s efforts have turned out to be effective when the artist decided to weave the scene in the story to build the structure through her subjects’ sophisticated symbolic movements. It is reminiscent of Cho’s 2015 exhibition Skills and No. How that she captured, through point drawings, the slants on reality. I would like to remind you of Cho’s texts with a deep insight to see today’s world. It will be valuable for viewers to understand Cho’s world in her artwo rks.                                                 
 “Standing on unfair ground, not to slip or fall, the senses of your body has to be automatically attained through repeated practice. Ties are, taming or comforting others, made under connivance to avoid friction. Your jurisdiction should be limited to take several responsibilities, in order to find the balance. When all make a certain flow, you would keep pace with others. No one should be allowed to be outstanding. Smile once again to hide what you have in the skin.” From <Manual of Skills> (2015) in CHO Min Ah’s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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