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사로잡힌 인생 Life taken in textbooks

황석권 / 월간미술 수석기자 Hwang Sukkwon / A senior reporter monthly art 

조민아의 캔버스를 보면서 왜 어린 시절 교과서 삽화가 생각났을까? 매 단원 변하지 않은 인물과 표정, 상황으로 보였던 그 교과서 삽화 말 이다. 텍스트와 결부되어 가장 효과적인 상황 설명을 위해 등장했던 그 인물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졌던 것 같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 황에서도 즐기는 듯한 긍정적인 미소를 띤 얼굴, 서로를 다독거리는 이 른바 요즘 말로 ‘오글거리는’ 격려와 동참을 요구하는 포즈, 언제라도 나는 항상 너의 편이 될 것이라는 신의를 느낄 수 있는 제스처 등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긍정의 아이콘’으로 묘사되었다. 이에 비 해 노기(怒氣)를 띤 표정의 인물이나 손을 들어 누군가를 치려는 제스 처 등등은 절대 하면 안 되는 부정적이고 악한 성품의 전형으로 보여 졌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본 이들이라면 깨달았을 것이다. 착한 얼굴하 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교과서에서 봤던 바로 저 표정과 제스 처가 자신의 얼굴과 행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바로 조민아 의 캔버스에서 발견한 인물들이 짓고 있는 표정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조민아의 캔버스를 대하고 조민아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작업에 녹여내고 싶었던 바는 소수로 포장된 작가의 또래 전체가 느끼는 복 잡하고, 때론 아이러니하고, 모순투성이 세상에 대한 리포트라는 생각 이 들었다. 그것은 몇 마디 단어로 규정될 수 없이 복잡하여 명쾌함에 수렴할 수 없다. 이 찜찜한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바로 조민아 작업의 모티프다. 조민아의 캔버스는 크게 인물과 상황으로 나누어서 보게 된다. 먼저 인 물에 대해 들여다보면 세상에 찌들다 못해 뭔가 초월하고 해탈한 표정 의 이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하나같이 같은 인물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여성인지 남성인지, 적잖은 나이를 지닌 인물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힘 든 이 등장인물들은 무엇인가 ‘행위’하고 있다. 먹고 있거나, 무리 지어 
불을 쬐고 있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나르기도 하고, 돌을 쪼개기도 한 다. 일상에서 쉽게 발견되는 행위들을 하고 있는 이들은 어떤 ‘목적’을 갖고 행위하고 있다기보다는 아무튼 이 일만 마무리하자는 식으로 적 극적인 의도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들은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자발 적 순응”의 단계에 접어든 이들이며, 그들의 행위의 기저에 보이는 무 력감이 드러난다. 심지어 패배감, 즉 ‘루저(loser)’의 전형으로도 보인 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행위는 어떻게 보면 선택권 없이 주어진 단순 하고 질이 좋지 못한 노동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을 대하는 인물의 표정은 열정에 가득한 얼굴이 아니라 하나같이 무표정한 표정 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조민아의 작업은 바로 이렇게 삶에 대해 무기력한 대응을 하는 세대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그것은 작가 자신일 뿐만 아니라 지난하고 하 루하루의 일상에서 희망을 잃은 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이들을 상징하고 있다. 작가는 등장인물이 갖고 있을 법한 고민이 자신에게도 얹혀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 그것은 각각의 인물이 취하는 이중 적 태도에서 드러난다. 사건이나 상황을 대하는 인물들은 “어떤 사안 에 대해 움직이는 자, 방조하는 자 혹은 체념하는 자” 등등 제각각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무리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 개인에게서도 발 현되는 바다. 대단히 모순적인 사회라면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도 대 단히 모순적인 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부각되는 셈이다. 그러 한 모순적인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청년 문제가 가장 두드러지 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대하는 당사자도 어떤 문제의식조 차 갖지 못하는 경우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무표정을 극대화하는 장치는 바로 극단의 평면성과 색채다. 장지 위에 동양화에 적용되는 분채나 수채물감, 아크릴 등의 수용성 재 료를 바탕으로 보색의 대비를 활용한다.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평면성 을 해칠 수 있기도 하지만 작가는 매우 플랫한 형식을 고수하는 듯하 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초기작부터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캔버스에 펼쳐진 다수의 인물(그래도 같은 인물 이다)과 상황에 몰입하는 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조민아의 캔버스에서 또한 보이는 내용은 바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마치 알레고리를 담은 상징의 집합인 성화(聖畫)를 떠올리게 한다. 상징에 대한 기본적인 규율을 알아야 정확한 의미를 파 악할 수 있듯 작가는 여러 상황을 한 캔버스에 펼쳐놓고 그것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주로 등장 하는 요소는 검은 물웅덩이, 새, 물 호스가 있다. 검은 물웅덩이는 사회 안에서 발생되는 오물을, 물 호스는 그것이 이동되는 통로를 의미해서 넣었다. 새는 종에 따라 집단 혹은 단독 행위를 하는 존재로 여러 가지 특성을 지닌 상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작가의 이런 발언을 기반으로 생각하자 면 하나의 캔버스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하나의 사건에 대해 각종의 상징을 동원한 다각화된 시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실을 대하는 작가의 여러 가지 심적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을 현실에 갇힌 이로서 표현함과 동시에 그곳을 탈출해 이른바 ‘주류’의 삶에 편입하고픈 아이러니한 욕망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 한 욕망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으로 자신 이 겪는 상황에 부적응한다는 낙인을 찍는 바로 우리의 파괴적이고 폭 력적인 행동과 의식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로서 조민아가 아닌 자연인으로 조민아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 상을 해본다. 이 각박하고 모든 상황이 불리하게만 돌아가는 지금을 과 격하지 않게, 그러나 뾰족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뾰족함은 철저히 감춰 야 한다. 이렇게 보여주는 현실에서 우리는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 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이성복, 「그날」 중) 조민 아의 등장인물이 곧 나인 까닭이다. 

CHO Min Ah’s artwork reminds me of the childhood days. I am talking about old personas for illustrations in every chapter of the textbooks.  They have something in common to effectively explain the story of the textbook—smiling faces no matter how thick and thin, awful lines with encouraging gestures and clumsy gesticulations to give the impression “I will always be on your side.” They are all signaling positive messages. Just like the cliche, angry faces means evil persons. Hitting someone is something negative you can’t ever do. But it’s only a matter of 
time to learn a fact that we’re living in a world where it is difficult to smile all the time. Once you realize it, it is getting hard to find yourself making the kind face with the supporting gesture. Now, you see yourself on Cho’s canvas through her dramatis personaes making the very same faces as yours. Cho’s art is nothing but a report over the societal irony her generation has been through. It is tough to define the generation with a few words, and it is complicated enough not to be clear to explain about it. But it became Cho’s motif: to ask the fundamental question about the injustice.   You can read Cho’s works based on the personas and the scenes. Looking into the personas, first, you can see the exhausted facial expressions manifesting something beyond. You should easily recognize all the personas are one person, even though you can’t tell its gender and age. Another thing in common is, however, that they are doing something: eating foods, warming themselves by the fire, carrying things around or riving stones. No apparent objective would be found—but only actions themselves. Cho said they are in the stage of “voluntary adjustment,” and they reveal the impotence—even unveiling a sense of defeat as typical “losers.” Their tasks seemingly represent the low-income, daily jobs. Every subject shows blank face with a lack of passion. Cho’s works stand for the generation getting forced to be pursuing an impotent way of life.  It symbolizes “hanging-in-there life,” as well as Cho’s, whose day is absence of promise. The artist do not forget that, just as the subjects in the paintings, she also bears great concerns. This bias is revealed through the subjects’ twofold attitude. Cho’s subjects manifest diverse aspects: the agenda setters, the onlookers and the resigners. A group normally displays those personalities, but single persona can unveil such qualities. Cho points out that an inconsistent society is supposed to lead its members to inconsistently behave. This issue is outstanding when our society discusses about women and young people in their 20s. But the real problem lies in its member who failed to recognize the problem. Cho takes advantage of less saturation as well as colors to strengthen this blank face. She also uses watercolors and acrylics to contrast complementary colors with water-soluble materials such as Bunchae (usually used in the Oriental painting with rice paper). It can ruin the flatness, but the artist continues to keep plainness with her materials. It has been the same in her early works, which brought the attention to the characters and to the scenes portrayed on the canvas. Cho also depicts situational events, which remind us of iconic paintings gathering similar allegorical symbols. The artist puts the allegories onto the canvas to ask the viewers to read the riddle—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e basic symbols to learn the precise meanings. “There are three main components on Cho’s works: black puddles, birds and water hoses,” Cho said. “The black puddle suggests a waste that a society produces, and the water hose would stand for a channel to spread the refuse. The birds can deliver diverse meanings according to its species, and the scene would also determine its meanings.” Given what she said, scenes on the canvas include diverse viewpoints with the symbols. That manifests the artist’s inner world where she limits herself. But she also unveils another desire of hers to get involved in the mainstream. With almost all the members of the society having such hope, Cho points out the oblivious-social violence to stigmatize him/herself who fails to adjust his/her position. Sometimes I imagine what it would be like if CHO Min Ah was not an artist. She diagnoses today’s world as a system where everything is unfair. She discloses this bias through a sharp point of view, not in an aggressive way. But the sharpness should be completely hidden. Living in society, we are probably smile but I don’t see what it means to be. “Everyone got a disease but no one was sick,” poet LEE Sung Bok said in That Day, and I believe it would explain why I feel like I am one of Cho’s su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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